신나이 와의 만남

내가 ‘신과 나눈 이야기’를 접한 것은 1998년, ‘99년 정도로 기억된다. 지금은 확신할 수 있지만, 초창기는 신나이를 만난 것이 우연이라 생각했다. 또, 신나이를 만나기 전 내 자신에게 불어닥친 그 모진 시련과 광풍이 지금 돌이켜 보면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 하나하나 제때 준비되어 있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신을 필요로 할 때, 정말로 필요로 할 때 신나이는 우연을 가장해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어린 시절과 30대, 그리고 40대 등 3번에 걸쳐 제 인생의 획을 그을만한 큰 충격의 경험과 신비를 체험했다. 30대에는 천부경 수련을 하며 일체 만물과 혼연일체가 되어 그들과 소통을 주고받으며 지구의 생명체가 미생물, 어류에서부터 인간까지 그 진화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도 했다. 이때는 영언이라는 우주의 음성을 터득해 지금도 수행과 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40대 초에는 신과 나눈 이야기가 내 인생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내면의 신을 직접 영접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이때 또 한 번 영적으로 퀀텀 점프를 하며 굳건한 영성의 토대를 마련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내가 신나이 1권을 손에 넣게 된 것은 청주의 한 서점이었다. 당시, 청주의 가장 번화가에 일선문고라는 서점이 있었다. 그 책방의 1층 왼쪽 편 입구에서 세 번째 칸에 그 책이 있었는데 그때 눈높이가 나 보다 약간 위에 있었다. 지금도 너무나 생생히 그때의 장면이 떠오른다.

당시 잘못 서 준 보증으로 떠 안게 된 빛 독촉을 피해 굿당에서 일을 하던 중, 집에 옷을 가지러 왔던 기억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남아 버스 정류장과 10여 미터 거리에 있던 서점에 들어가게 되었다. 신과 나눈 이야기가 그때 한참이나 많이 읽히고 있었을 때라 10권 정도가 눈에 띄었다.

그 서점에서 신나이 책이 내 눈에 쭉 빨려 들어왔다. 내가 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무속의 신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내 눈에 ‘신과 나눈 이야기’의 그 신이라는 글자가 크게 꽂힌 것이다. 그런데 그 책을 잡아 드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왔다. 소름이 쫙 끼치며 이게 대체 뭐지?란 생각이 들었다. 당시는 평소 그런 종류의 소름 끼침을 자주 경험했던 것도 아니고, 지금으로 해석하자면 일종의 진동 주파수가 나와 공명된 것이다.

책을 구입해 굿당에서 머리말을 읽게 됐는데, 넝마주이와 9번의 결혼 생활 실패 등 인생 쪽박 스토리가 나와 비슷하게 공감이 되었다. 내자신도 거지 신세나 마찬가지로 오갈 데 없이 산에서 무속인의 굿을 도와주고 뒷정리나 하면서, 한 귀퉁이에서 잠을 자야 하는 처지가 되니 닐이 어찌나 불쌍하게 여겨지는지 몰랐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 자신을동정하는 것이었다.

동병상련을 느끼며 굿당에서 짬이 날 때마다 한 두 페이지씩을 읽는데 그 당시는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신을 정말 궁금해하며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전율이 나를 쭉 훑고 지나갔지만, 계속 그런 전율이 오지는 않았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책을 들고 온전히 집중해서 읽을 때만 나에게 전율의 느낌이 온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런데 반전의 기회가 때를 맞춰 찾아왔다. 굿 당의 고된 노동에 항문 탈항이 되는 웃지 못할 일이 생겼다. 50~60kg의 돼지를 등에 지고 먼 거리를 하루에 7~8회씩 반복을 하면 항문에 힘이 과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탈항이 생기는 것이다. 일을 할 수 없으니 탈항이 아물 때까지 엎드린 상태로 신나이 책을 읽는데 눈물이 그렇게 쏟아졌다. 너무 서러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취해도 아프기만 하니, 신세 한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나님, 왜 이렇게 제가 이렇게 살아야 됩니까?” 라고 대성통곡을 하면서 책을 읽는데, 이때부터 책의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 책이 전하는 신의 메시지가 나에게 느낌으로 다가오기까지 계속 읽고, 또 읽고 그렇게 했다. 내가 처음 읽었던 책은 너덜너덜 할 정도였다. 간절하고, 간절함으로 구하는 자에게는 신이 반드시 나타난 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신과 나눈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경험상 참으로 경이로운 책이다. 나는 불경과 성경을 탐독했지만, 개인적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며 흐느껴 운 것은 이 책을 통해서가 유일하다. 이제까지 만난 책 중 두려움을 뛰어넘는 방법을 확실하게 알려준 책은 신나이가 유일하다는 확신이다.